LA 삼호관광 서부여행 후기, 10년 만에 다시 갔더니 이렇게 변했어요 (4박5일 코스·비용)

LA 삼호관광 서부여행 후기

올 초에 미국 서부를 보름 정도 돌고 왔어요. 처음엔 LA에서 차 빌리고 숙소 잡아서 우리끼리 자유여행으로 다닐 생각이었는데, 견적 몇 번 내보고 그냥 마음을 접었습니다. 환율 때문에요. 

요즘 환율 확인해 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아실 거예요. 렌트비에 기름값, 국립공원 입장료, 숙박비까지 다 합치니까 이게 여행인지 카드값 폭탄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서부 구간만큼은 현지 패키지를 쓰기로 했어요. 10년 전에 한 번 이용해 본 LA 삼호관광을 다시 예약했습니다. 그때 인상이 나쁘지 않아서 이번에도 믿고 갔는데, 솔직히 말하면 예전 생각하고 가면 좀 실망할 수도 있어요.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4박 5일 일정이랑 같이 천천히 적어볼게요.

총 15일여행에서 절반은 여행사 관광여행을 골랐어요

서부는 진짜 넓어요. LA에서 라스베가스 가는 것만 해도 차로 네 시간이 넘고, 거기서 그랜드캐년이며 세도나까지 도는 코스면 하루에 몇 백 킬로씩 달려야 합니다. 자유여행이면 이 운전을 다 제가 해야 하는데, 고환율에 렌트비까지 생각하니 오히려 일부는 패키지가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운전 안 하고 편하게 다닌다는 것만 해도 어디예요. 호텔비와, 렌트비 기름값까지요.

문제는, 편한 만큼 값을 한다는 거였죠. 이 얘기는 뒤에서 자세히 할게요.

총 15일여행에서 절반은 여행사 관광여행을 골랐어요

첫날,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사막을 가로질러

첫날은 아침 일찍 LA에서 출발했어요. 창밖은 한동안 그냥 사막이에요. 볼 것도 없이 마른 땅만 계속 나와서 다들 버스에서 잤습니다. 중간에 바스토우라는 동네에서 점심을 먹고, 미국 오면 한 번은 들른다는 인앤아웃 버거에도 잠깐 들렀어요. 오랜만에 먹으니까 그게 또 반갑더라고요.

라스베가스는 저녁 무렵에 도착했는데, 여긴 확실히 밤이 시작이에요. 벨라지오 앞에서 분수 쇼를 봤어요. 음악에 맞춰 물이 쭉쭉 솟구치는데, 사진으로 보던 거랑은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호텔 안 카지노도 구경하고, 곤돌라로 유명한 베네시안도 둘러봤어요. 실내에 운하를 만들어 놓고 천장에는 하늘까지 그려 놨는데, 좀 과하다 싶으면서도 신기해서 계속 쳐다봤습니다.

저녁은 꿀돼지라는 한식당에서 먹었어요. 불고기에 김치찌개, 매콤한 오징어볶음까지 나오는데, 며칠 미국 음식만 먹다가 이걸 먹으니 속이 확 풀렸어요. 긴 첫날 마무리로는 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버스에서 가이드님이 옵션 설명을 쭉 하는데, 이게 시작이었어요. 쇼도 옵션, 이것도 옵션. 쇼 하나에 160불, 200불 이런 식이라 속으로 '아, 이거 만만치 않겠다' 싶었죠. 대신 숙소는 폰테인블루라고 새로 생긴 5성급이었는데, 여긴 진짜 좋았어요. 방 넓고 깨끗하고, 첫날 피곤한 몸으로 들어가니 살 것 같더라고요.

첫날,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사막을 가로질러
첫날,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사막을 가로질러


첫날,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사막을 가로질러
둘째 날, 자이언과 브라이스 캐년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캐년이 시작돼요. 아침 일찍 나서서 자이언 캐년으로 갔는데, 붉은 절벽이 양옆으로 병풍처럼 서 있는 게 딴 세상 같았어요. '신의 정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고개를 아무리 젖혀도 꼭대기가 잘 안 보여요.

오후엔 브라이스 캐년으로 넘어갔어요. 여긴 자이언이랑 완전히 달라요. 뾰족뾰족한 바위 기둥들이 계곡 가득 서 있는데, 색이 또 묘하게 붉고 주황이에요. 하루에 성격이 이렇게 다른 두 곳을 본 게 신기했습니다. 대신 이동이 정말 많아요. 좋은 거 실컷 보는 만큼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어서, 엉덩이가 좀 아프긴 했어요. 저녁엔 페이지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해 쉬었습니다.

둘째 날, 자이언과 브라이스 캐년


둘째 날, 자이언과 브라이스 캐년
셋째 날이 제일 좋았고, 제일 비쌌어요

개인적으로 이날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그리고 옵션이 제일 많이 붙은 날이기도 했고요.

아침에 홀스슈 밴드부터 갔어요. 이것도 옵션인데 30불이에요. 강물이 말발굽처럼 크게 휘어 도는 걸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데, 난간 같은 것도 딱히 없어서 발밑이 아찔한데 그만큼 멋있어요. 그다음이 앤텔로프 캐년, 90불이고요. 여긴 사진 좀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하는 곳이래요. 좁은 바위틈으로 빛이 툭 떨어지는데, 그 색이랑 물결치는 결이 진짜 그림 같더라고요. 나바호 인디언들이 관리하는 곳이라 현지 가이드랑 같이 들어가요. 비가 오면 위험해서 못 들어갈 때도 있다는데, 우리는 날씨가 좋아서 다행히 잘 봤어요.

오후엔 모뉴먼트 밸리로 갔어요. 서부영화에 단골로 나오는 그 붉은 바위 기둥들 있잖아요, 딱 그 풍경이에요. 여기서 인디언 가이드가 모는 지프 투어도 탔는데, 이것도 60불이에요. 걸어선 못 가는 안쪽까지 들어가서 세 자매 바위니 뭐니 하는 것들을 봤어요.

그러니까 이날 옵션만 30에 90에 60이에요. 여기에 식사나 다른 것까지 얹으면 하루 지출이 훅 올라가요. 계산기 두드리다가 그냥 눈 감았습니다. 좋은 건 다 옵션이라안 할 수도 없고, 참 애매하더라고요.

셋째 날이 제일 좋았고, 제일 비쌌어요

넷째 날, 세도나 지나 그랜드캐년

세도나는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붉은 바위는 비슷한데 여긴 뭔가 차분해요. 명상하러 오는 사람이 많다더니 분위기가 그래요. 박찬호, 류현진 선수가 여기서 기 받았다는 얘기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곳이라던데, 업타운 구경하고 벨락도 봤어요.

그리고 이날 드디어 그랜드캐년에 갔어요. 사우스림 매더 포인트에서 처음 협곡을 봤을 때는, 솔직히 말이 안 나왔어요. 사진으로 하도 많이 봐서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실제로 보니 규모가 아예 달라요. 끝이 안 보여요. 저 아래로 강이 흐른다는데 너무 멀어서 실 같더라고요. 경비행기 타고 위에서 보는 옵션도 있었어요. 200불이고요. 우린 그냥 땅에서 봤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저녁엔 킹맨을 거쳐 다시 라스베가스로 돌아왔습니다.

넷째 날, 세도나 지나 그랜드캐년

넷째 날, 세도나 지나 그랜드캐년

마지막 날, 그리고 비타민샵

마지막 날은 사실 반나절이에요. 돌아오는 길에 바스토우 쪽 비타민 가게에 들렀는데, 패키지 여행 다녀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마지막에 쇼핑 코스 한 번 넣는 거. 필요한 사람은 사고, 아니면 그냥 시간 보내는 거죠. 저는 몇 개 사긴 했는데, 솔직히 이 코스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어요. 그러고 오후에 LA에 도착해서 각자 흩어졌습니다. 4박 5일이 정말 순식간이었어요.





그래서 삼호관광, 다시 갈 거냐고요?

경치만 보면 이번 여행은 인생 여행이었어요. 자이언부터 그랜드캐년까지, 이걸 4박 5일에 몰아서 볼 수 있다는 건 확실히 패키지의 힘이에요. 운전 한 번 안 하고 이 코스를 돈 것도 고환율 시기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고요. 중간중간 한식 챙겨 주는 것도 좋았어요.

근데 딱 거기까지예요. 10년 전에 왔을 때랑 비교하면 일단 비용이 확 올랐어요. 기본 요금도 오른 데다, 정작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앤텔로프나 홀스슈 같은 데가 다 옵션이에요. '이것도 옵션이에요?' 소리가 절로 나와요. 안 하자니 아쉽고 하자니 돈이 계속 나가고, 이 줄다리기가 여행 내내 이어져요. 서비스도 예전만큼 살뜰하진 않았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느낀 거라 인솔자나 시기에 따라 다를 수는 있는데, 아무튼 제 경험은 그랬습니다. 그리고 가이드의 역량에 따라 저희는 가장 중요한 옵션하나를 하지 못하고 왔네요. 이번에는 너무 실망을 하고와서 다시는 삼호관광은 안 갈 것같네요. 

그래서 누구한테 맞냐면요. 운전이 부담스럽거나, 짧은 시간에 서부 핵심만 훑고 싶은 분한테는 여전히 괜찮아요. 대신 예약 전에 하고 싶은 옵션을 다 더해서 총액을 미리 계산해 보세요. 기본가만 보고 갔다가 현지에서 계속 지갑 여는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환율 좋을 때 결제하면 체감이 꽤 다르니 그것도 챙기시고요.

반대로 한 곳에서 오래 머물면서 여유 부리는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면, 차라리 자유여행이 맞을 수도 있어요. 저는 다음엔 좀 더 천천히, 마음에 드는 데서 며칠씩 묵으면서 돌아보고 싶어요. 이번엔 좋았는데 늘 쫓기는 느낌이었거든요.

서부 준비하시는 분들한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궁금한 거 있으면 댓글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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